작성자 노무법인비상(admin) 시간 2021-06-07 09: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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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사고 이후 계약만료된 조선소 하청노동자 부당해고 인정

울산지노위 “계약갱신 기대권 인정, 원직 복직해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에서 단기계약 형태로 일한 노동자가 산재사고를 당한 뒤 계약갱신이 거절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지방노동위원회 판정이 나왔다. 조선소 하청업체에서 단기계약 형태가 확산되면서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되는 산재 피해노동자들을 계약갱신 거절 형태로 우회 해고하는 방식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본지 4월22일자 2면 “산재신청 뒤 ‘해고’되는 조선소 하청노동자들” 참조>


6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현대중 사내하청업체 ㄷ기업에서 일하다 지난해 10월15일 복숭아뼈 골절 사고 이후 계약만료로 일터에서 쫓겨난 A씨가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 약 20년간 현대중 사내하청업체에서 그라인더로 배의 표면을 다듬는 사상공으로 일한 A씨는 지난해 3월 ㄷ기업에 입사해 같은해 5월 말까지 두 달여간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뒤 같은해 6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계약서를 작성했다. A씨는 “업무상 재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며 지난 3월3일 울산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쟁점은 근로계약 기간만료를 해고로 볼 것인지, 해고로 본다면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였다. ㄷ기업측은 “A씨를 포함한 2명이 지난해 12월31일자로 계약만료로 퇴사한 것으로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계약을 해지한 이유는 경영악화로 인원감축이 필요했고, 인원감축 대상에 A씨가 포함된 이유는 업무기량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울산지노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노동자 손을 들어줬다.

울산지노위는 “A씨는 소속 하청업체만 변경됐을 뿐 약 20년간 원청 사업장 내에서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해 왔고 ㄷ기업에 입사한 이후에도 1차례 근로계약이 갱신됐다”며 “갱신 기대권이 인정되는 이상 사용자가 이를 위반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울산지노위는 “ㄷ기업측이 산재와 계약갱신 거절은 무관하다고 진술한 만큼 A씨에 대한 업무능력에 대한 판단은 재해 이전의 업무능력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지난해 5월31일 1차례 근로계약이 갱신된 바 있다”며 “5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같은해 10월15일 이전에 (A씨가) 업무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사용자의 주장은 일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울산지노위는 원직복직과 해고 기간 임금상당액 지급을 주문했다.

지회 관계자는 “ㄷ기업측은 원직복직 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 취재 : 어고은 기자]